[아나운서 멘트]
20년이 넘게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체계의 바탕이 됐던 장애 등급제. 하지만 유독 장애인에게만 등급을 적용하는 건 공평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장애등급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는데요. 보도에 이혜숙 기자입니다.
[기자 멘트]
(CG) 지난 1989년 도입된 장애등급제.
지체, 시각, 언어 등 15개 장애유형의 장애인을 중증도에 따라 1급에서 6급으로 나눠 복지 혜택을 주도록 한 제도입니다.
등급에 따라 혜택에 차등을 두다 보니 부작용도 따랐습니다.
장애인 등급심사 판정에 불복하는 경우가 많았고 개인 사정이 고려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장애인도 생겼습니다.
갈수록 인권이 중요시 여겨지면서, 1년 전부터 장애 등급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사회서비스를 받는 계층이 다양하지만, 유독 장애인에게만 등급을 매겨 구분하는 '낙인화'가 그 문제란 것입니다.
<현장음> 박경석 대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노인에게도 복지 서비스하면서 1급·2급 줍니까? 안 주잖아요. 그런데 유독 장애인만… 장애인의 정체성 앞에서 급수를 매긴 거에요."
장애 등급제가 폐지될 경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로 감면·할인제도. 대상과 이용이 불균등하고,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어렵지만, 장애인의 생활을 일정 정도 지원하고 있는 긍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박경석 대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급제 폐지에서 가장 걸림돌이 뭐냐? 각종 감면·할인혜택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건가에 대한 답이 없으니까 등급제 폐지 이후에 대안이 없어요."
(CG)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은 그 대안으로 우선 감면·할인제도는 직접적 소득보장제도로 전환하고,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상의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을 내놨습니다.
정부는 우선 내년까지 6단계인 등급을 '중증, 경증' 등 2·3단계로 단순화하고 이후 오는 2017년까지 장애등급제를 대신할 장애 종합판정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
20년이 넘게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체계의 바탕을 이뤘던 장애등급제에 대해 사회복지 시설 종사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ABN 뉴스 이혜숙입니다.